각자의 방 죽어가는 사람 옆에서도 산 사람은 배가 고프고, 한 다리 건너면 슬픔의 밀도는 헐거워진다. 나는 겨우 한 다리 건너 배가 고픈 사람. 죽음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그래서 고독하다. 삶은 각자의 방에서 서서히 부패되어 간다. Melancholia 2015.02.23
병실의 오후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하루이틀 휴가를 내야 할지 모른다. 많이 봐둬,하는데 핼쑥한 얼굴을 오래 보기 힘들다. 초점없는 눈이 나를 보는지 알 수 없다. 마음을 앓은 요 얼마간의 시간이 사치구나. 육체없는 영혼이 무슨 소용인가. Melancholia 2015.02.19
잘못끼워진 단추 잠들지 못하는 밤. 머릿속이 차분하게 지난날을 정리 중이다. 지금에 와 돌아보니 설명되는 어느날의 장면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친구의 눈이 정확했다. 그걸 깨닫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 한 시절이 다 흘러갔구나. Melancholia 2015.02.18
나와 너의 하자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 ✧ 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2005 http://t.co/FFdHqlE3LG Melancholia 2015.02.18
데자뷰 '타이밍' 이란 핑계를 믿지 않게 되었다. "우린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소개팅남에게 완곡한 거절의 의미로 했던 말을 그가 내게 했다. 타이밍이란 두 사람에게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상대의 상황에 맞출 때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 각자의 방 2015.02.17
해롤드앤모드 아주 조금, 행복을 강요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몇몇 장면 대사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해롤드보다 모드의 얘기가 더 듣고 싶었는데 그녀가 왜 여든살 생일에 자살을 계획하는지 극 안에선 알 수 없다.(스포주의) 해맑은 소녀같지만 인생의 깊이를 고스란히 간직한 모드는 매력적인.. 새로운 취미생활 2015.02.14
'너도결국외로웠던거지' 그 시간들을 후회하는 게 맞는지, 그조차 내 선택으로 존중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후회하면 스스로 비참하고 그렇다고 존중하기엔 그 시간들 자체가 비참하다. 만나지 말아야 할 인연은 없고 악연조차 어떤 의미를 남긴다 위로해보지만, 긴 세월동안 단 한번 솔직했던 그 말이 날카.. 각자의 방 2015.02.11
잠금 해제 그가 정말 사라져버린다면. 죽어버린다고 했던 게 처음은 아닌데 왜 매번 그 말이 불안한지 모르겠다. 나는 또 속고 있겠지. 어제의 무장해제가 후회스럽다. 해제와 잠금을 반복하는 마음. 그를 만나면 이것조차 다시 반복이다. 그를 진짜로 믿어도 될까. 좋아하는 마음은 아니어도 의리.. 각자의 방 2015.01.21
무례한 고백 그를 받아주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오늘의 그는 내가 그동안 알아왔던 모습들 중 최악이다. 그게 연애감정이든 편하게 잘 수 있는 옛여자가 필요한 거든 적어도 시작하자, 말하는 수고쯤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자기 감정 얘기는 요리조리 회피하면서 내 마음을 시작의 이유로 두려는 .. 각자의 방 2015.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