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간들을 후회하는 게 맞는지,
그조차 내 선택으로 존중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후회하면 스스로 비참하고
그렇다고 존중하기엔
그 시간들 자체가 비참하다.
만나지 말아야 할 인연은 없고
악연조차 어떤 의미를 남긴다 위로해보지만,
긴 세월동안 단 한번 솔직했던 그 말이
날카로운 정이 되어 제법 단단하게 단련됐던 마음을
두 갈래로 쪼개놓았다.
내 안의 깊은 불신을
모두 한사람 탓으로 돌릴 순 없겠지만
나는 누구의 마음도 믿지 못하는
불행한 사람으로 늙을 거란 확신이 든다.
나는 이런데 너는
살겠다고 스스로 면죄부를 준다.
적어도 그 사과는 진심이었으면 했어.
내 행복을 빌 자격, 너에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