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

그림자처럼

푸른새벽81 2013. 7. 17. 00:23

 

 

 

나는 아무 감정도 없는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전히 하고 싶지 않은 일,

내가 왜 해야 하는지 모를 일들에 파묻혀서.

 

너는 무슨 맘인지 자꾸 연락을 하고

휴가를 내서 만나러 오겠다 한다.

 

예전 같았으면 마음이 분주했을 텐데

고요하다, 깊이.

 

너는 우울증 때문일 거라 말하고

나는 총체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너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나는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어긋났던 타이밍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너의 방문을 거절하고 난 후

나는 다시 짜증을 돋우는 일 속에 파묻힌다.

 

요즘 글은 쓰냐고, 네가 물었을 때

터져나올 것 같던 한숨을 삼키고 삼켰던 것처럼

참고 또 참는 중이다.

 

그림자로 사는 날들을

얼마나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너를 얼마나 참을 수 있을지도.

 

 

'각자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기념일  (0) 2013.08.12
전잘못한게없잖아요  (0) 2013.07.28
삭제  (0) 2013.07.07
소모적 인정  (0) 2013.07.03
오래된 노래  (0) 201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