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

오래된 노래

푸른새벽81 2013. 6. 21. 01:20

 

 

 

 

오늘 너와 통화를 하며,

 

다시 전처럼 좋아질 수 없단 걸 알면서도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붙잡고 싶었던 마음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느꼈다.

 

다짐은 때마다 했지만,

그래서 이번도 지키지 못할 다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네가 내 목소리가 건조하다고 말할 때,

어쩌면 그건 전조였을지 모른다.

 

네 전화를 받는 일이 전처럼 신나지 않고,

무신경하게 해대는 여자얘기도 짜증이 난다.

 

무엇보다,

내 얘기를 진심으로 듣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너에게 뻗어있던 신뢰의 안테나를 부러뜨렸다.

 

여자와의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 구제불능 바람기보다도

내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지 않는 태도가

너를 향해 있던, 가까스로 유지되던 미련의 감정을

툭, 끊어놓았다.

 

얼마 남아있지 않던 습자지 같은 미련이

오늘로서 끝났다.

 

참 오래, 지겹게도 오래 너를 좋아했다.

 

이제 너는, 내 역사 속에 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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