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받아주지 않은 건 잘한 일이다.
오늘의 그는 내가 그동안 알아왔던 모습들 중
최악이다.
그게 연애감정이든 편하게 잘 수 있는 옛여자가 필요한 거든
적어도 시작하자, 말하는 수고쯤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자기 감정 얘기는 요리조리 회피하면서
내 마음을 시작의 이유로 두려는 비겁함에
화가 났다.
언제든 발 뺄 준비를 하는 이기적인 스킬.
물어오는 질문들도 이제는 빤하다.
"나이가 들수록 삶의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인생이 심심하니 연애 비스므리한 관계를 유지하자
"넌 나에게서 네 아버지를 보니?"
--> 네가 그래서 나한테서 못 벗어나는구나.
고해성사처럼 시작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들엔 입을 다무는 대화 방식.
"아직도 나를 좋아하니" 라니.
이렇게 무례한 시작은 용납할 수 없다.
친구로 더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남자로 더는 안되겠다.
그가 좋은 사람은 못된다는 걸 알면서도
미련하게 좋아한 세월이 막 아까워지려는 참이다.
그러니 여기서 노-가 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