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

소개팅

푸른새벽81 2013. 8. 12. 03:00

 

 

 

 

소개팅한 남자는 편안하고 둥글둥글하고 소박한 사람이다.

 

나는 어색한 나머지 주저리주저리 수다를 떨어댔다.

전화번호는 교환했지만 연락이 안 와도 어쩔 수 없다.

 

덕분에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본 것에 만족한다.

 

아, 정말 연애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에 흥미를 잃어가나.

 

소개팅을 앞두고 유진이는 자기가 설렌다며 호들갑을 떠는데

나는 정말 아무런 감정적 동요도 없었다.

 

나쁘지 않았던 만남 후에도 이렇게 아무런 기대도 없으니.

덜 상처받게 스스로를 무장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내가 살면서 터득한 것 중 하나는

애써도 안 될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연도 그렇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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