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탐험 이 자리에 앉아있으니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좋았던 사람의 단점이 보이고 별로였던 사람의 좋은 점도 보인다.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사람이란 참 입체적인 존재다. 내가 서 있는 쪽에서 본 모습을 전부라고 생각하.. 각자의 방 2013.06.20
여름이 시작되는 풍경 나는 여름이 싫다. 이건 봄을 타는 것과는 조금 다른 성질의 것이다. 덥고 끈적끈적한 습도는 내 무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여름이 되면 나는 죽고 싶다. 혹은 계절이 끝날 때가지 자고 싶다. 여름이 온 이유 때문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긴 하다. 너와의 오.. 각자의 방 2013.06.10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하루만에 너에게 미안하다는 문자가 왔다. 나는 어쩌면 네가 먼저 연락을 해온 것에 안도했는지 모른다. 영화는 봤냐고 물었더니, 그럴리가 있냐고 되묻는다. 조금 마음이 풀리는가 싶었는데, 결국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다 했더니 '우울한 일이군' 이러고 있다. 남일 말하듯. 너 .. 각자의 방 2013.06.08
안녕, 비포미드나잇 마음이 약해질까봐 예매한 버스표를 취소했다. 영화표는 취소할 수가 없어서 혼자 보거나 여자친구 데리고 가서 보라고 했다. 그 와중에 그런 말이나 하고 있는 나. 착한 여자 콤플렉스도 아니고. 새로운 여자친구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한번, 첫사랑 얘기에 한번. 그 중 마음이 가장 .. 각자의 방 2013.06.02
나의 아킬레스건 낮은 자존감은 사랑과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일을 하는 데도 지장을 준다. 잘못을 저지르진 않을까 불안해서 매순간 긴장하고 그러다 더 실수하고 만다. 오늘 하루 우울했던 건 그래서일 거다. 아무도 대놓고 잘못을 지적하진 않았지만 나는 내가 잘못을 저지른 것만 같아서 어깨를 펴지.. 각자의 방 2013.05.29
좋아하지 않아 너만 보면 나는 균형을 잃는다. 잘 잊고 지내다가도 얼굴을 보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다짐들. 막상 만나면 말을 잃는데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어지럽다. 어쩌면 너는, 환상 어딘가에 두어야 하는 사람인지도 몰라. 아주 가끔 펼쳐보는 동화책처럼. 나의 겉도는 말들과 너의 겉도.. 각자의 방 2013.05.11
모호한 메시지 너는 나를 통해 너를 보고 나는 너를 통해 아버지를 보고 우리는 한번도 서로를 제대로 보지 않았구나. 그 저녁, 너의 메시지들은 모호하게 들렸다. 그걸 이제 알았다고 해서, 그래서, 우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니? 대체 뭐가 고맙다는 거야. 네가 항상 이런 식이니까 우리는 아무것도 될.. 각자의 방 2013.05.07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 각자의 방 2013.04.27
무기력과 이별 혼자서 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의지해왔다. 함양학회에 혜미와 영은이가 아닌 아직은 조금 서먹한 애정언니와 가게 됐다. 만난 시간이 짧아서 잘은 알 수 없지만 언니는 특별히 까다로운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도 아이들에게 의지했던 마음이 컸는지 걱정이 조금.. 각자의 방 2013.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