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좌석에 앉은 여자가 훌쩍훌쩍 운다.
잠깐 망설였다.
위로한답시고 휴지를 건네는 게 맞는지.
이럴 땐 그냥 모른 체 하는 게 나은 건지.
창밖에서 한 남자가 애타는 표정으로 누군가를 찾는다.
잠시 후 남자는 버스에 올라 옆좌석의 여자에게
식당에서 챙긴 듯한 냅킨을 건네며 말한다.
커피 쏟으면 닦아요
여자는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잔을 들고 탔다.
아마도 여자는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
남자와 함께 커피숍에 앉아있었을 것이다.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
어떤 이별이었을까.
눈물을 닦으라는 말 대신 애써 커피를 핑계대며
돌아서는 남자의 얼굴에 미안함이 느껴진다.
여자는 아무말이 없고 남자가 내리자 버스는 출발한다.
여자는 받아든 휴지로 눈물을 닦는다.
이어폰을 낀 여자는 휴대폰 사진첩을 들여다보다
이내 눈을 감고 머리를 기댄다.
토요일 정오 서울로가는 버스.
애틋한 이별 장면이 인상깊어 이소라를 듣는다.
이르게 봄이 찾아왔지만
모두에게 봄이 시작되지는 않았구나.
나의 봄은 어떤 이별들을 준비중일까.
'Melancholi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주적인 끝 (0) | 2015.03.30 |
---|---|
부재중 1통 (0) | 2015.03.28 |
변덕 (0) | 2015.03.14 |
이유다운이유 (0) | 2015.03.09 |
2015, 이제 봄 (0) | 2015.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