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걸즈
나의 두번째 뮤지컬은 드림걸즈다.
화려하고 고급스런 컨셉트의 샤롯데씨어터 내부 전경.
뮤직쇼 형식의 드림걸즈와 잘 어울리는 공연장이다.
공연 내내 배우 최현선의 보컬에 홀딱 빠졌다.
에피역은 역시 거칠고 힘있고 진정성있는 목소리가 어울린다.
제니퍼 허드슨 못지 않았다.
에피가 버림받고 혼자가 되는 장면마다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느라 오랜만에 한 화장이 다 지워졌다.
그녀의 다른 공연도 궁금해진다.
드림걸즈는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꿈꾸는 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그들은 저마다의 힘으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다.
현실의 에피는 끝내 불행하게 생을 마감했지만
동화 속 그녀는 세상과 화해하고 꿈을 이룬다.
이러한 동화 속 이야기들이 주는 역할이 분명 있다.
간절한 이에게 작은 희망의 불씨를 틔우는 것.
드림걸즈는 행복한 엔딩을 위해 캐릭터들을 성급하게 화해하게 하지만,
내 소설적 잣대는 이 공연을 보면서는 좀 무색해졌다.
온통 음악으로 채색된 뮤지컬을 보며 나오는 길은
절망으로부터 조금이나마 멀어진 지점이기를 사람들은 기대할 것이다.
사람들은 절망을 목도하기 위해 이 정도의 돈과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이번 주말에 볼 지킬앤하이드를 기대해본다.
장르적 한계인지 이야기의 한계인지는
더 많은 작품을 통해 공부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공연을 기다리는 중 샤롯데씨어터 로비에 구비된 공연팸플릿을 보다가
원스가 뮤지컬화된 걸 알았다. 충동적으로 예매하고 나니
주말은 오후 저녁 두 타임을 위해 바쁘게 서울 거리는 누벼야 할 것 같다.
한달에 뮤지컬을 세 편이나 보다니!
나의 새로운 취미생활은 정말 ㅎㄷㄷ한 클래스구나.